
등굣길 환승역에서 이 동그라미들을 보고 코로나 때문에 생긴 건가 궁금하기도 하고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귀여워 보여서 찍어본 사진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동그리들인가???? 그렇다기엔 아무도 저 위에서 서 있지 않는데... 뭐하는 표시지? 호기심이 생긴다.
프랑스에서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이 2번(3월, 그리고 지금) 진행될 동안에 학업과 비자 문제로 나는 한국에 귀국하지 못했다. 사실 지난 1차 락다운이 진행되었던 3월에는 너무 갑작스럽게 악화된 상황 때문에 유학생들이 대거 한국으로 귀국했었다. 이무래도 급하게 학교들이 문을 닫아야만 해서, 물론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었던 학교도 있지만, 수업이 전면 중지된 곳도 꽤 많이 있었던 이유에서였다. 수업이 전면 중지되었던 학교, 그렇다 그게 내가 다니는 학교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학교나 에꼴에 대한 많은 규제들이 완화되었고, 두 번째 겪는 만큼 행정 시스템도, 적어도 내가 다니는 에꼴에서는, 눈부시게 발전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거의 모든 행정처리를 인터넷으로 할 수 있고, 서류도 발급받을 수 있다니 감동이야:/ 근데 왜 등록은 우편이었어? :/ 대강당 수업이 아닌 TD수업, 실습수업은 주어진 조건을 충족시키는 조치를 취하면 대면 수업이 가능하다. 경시창 체류증 연장 신청도 인터넷으로 서류 올려서 처리할 수 있다니, 진짜 상상도 못 했다.
사실 지인들과 친구들이 '프랑스 락다운인데 어떻게 지내?'라고 물어보는데... 정말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는 것이, 나는 다른 지역에 살아서 기차로 통학을 해야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처럼 학교를 다니고 있다! 뭐? 락다운인데!!!! 지역이동이 가능하다?! 심지어, 전보다 너무 바빠서 몸살 났다.... 락다운인데 왜 수업이랑 과제가 전보다 더 많은 걸까? 사실 코로나 이전에도 집 - 학교를 반복하던 집순이 유학생 생활이라 이번 락다운은 실감도 안 난다. 3월에는 좀 더 무서운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그러려니... 그래도 매번 Attestaion을 쓰고 학교 등록증, 학생증, 헤세 피세 그리고 여권을 챙겨 다닌다. 마크스도 2개씩 필수. 평소에는 여권 잃어버릴까 봐 들고 다니지도 않는데 웃프다.
지금이 12월이라 그런가? 연말이고 크리스마스라서? 길거리에 사람도 엄청 많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선물 준비를 한다거나 하는 이유로 사실 레스토랑을 제외한 상점들은 거의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한다. 현재 레스토랑은 배달 혹은 테이크아웃인데, 1월 중순에 레스토랑 영업을 한다고 한다. 동네 크리스마스 마켓이 죄다 철수됐다가 몇몇 개가 다시 평소에 20분의 1 수준 정도의 숫자의 가게가 다시 설치되길래 기대했는데, 계속 닫혀있다. 정말 그건 적응이 안 되는 풍경이다. 크리스마스 마켓 Vin chaud 마시고 싶었는데...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프랑스 코로나 관련 뉴스를 보고 계속 걱정하는 게 느껴지는데, 정작 프랑스에 있는 나는 사실 실감이 안 나서 매번 괜찮다고 괜찮다고 한다. 그냥 영양제 먹고 마스크 쓰고 다녀야지. 학교가 수업한다는데 안 갈 수도 없으니까. 오히려 코로나 때문에, 한 수업에 학생을 보통 4명이 대면 수업이 가능하다 하는데, 모국어가 프랑스어가 아닌 외국인 학생으로서 나쁘지 않은 거 같다. 왜냐면 신경 써야 할 학생이 적으니 교수님이 프랑스인 학생들과 비교적으로 프랑스어 언어 수준이 못한 나를 잘 챙겨주라고 하시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정말 요즘에는 거의 100프로 전공 수업 내용을 알아듣고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 다들 공감할지는 모르겠지만, 문제는 화상으로 진행하는 수업이다. 아무리 교수님이 마이크를 쓰신다고 하더라도 대면 수업보다 알아듣기가 더 힘든 것 같다. 아무래도 음질이나 네트워크가 계속 끊어지거나... 막 목소리가 들렸다 말았다 할 때도 있고... 아무튼 진짜 대면 수업과 화상수업은 다르다. 제일 중요한 건 과제가 늘었다:( 어려워도 열심히 듣기는 한다. 아직 한 번도 수업에 결석한 적 없다:)

코로나 전에 찍었던 파리 어느 카페 사진인데, 집순이라서 다른 건 실감이 잘 안 나지만, 요즘 이런 사진을 볼 때마다'이게 꿈이었나'한다. 아무래도 집이랑 학교가 멀다 보니까, 학교에 가는 날은 아침 일찍 나와야 해서 도시락 같은걸 챙겨 올 시간이 없는데... 식당들이 전부 배달,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니까 그래서 그렇게 장사를 하지 못하는 음식들은 먹을 수 없다. 그 결과, 요즘 계속 똑같은 샌드위치 집에 가서 매일 같은 메뉴를 먹고 있다. 친구가 소개해준 곳인데, 진짜 맛있고 좋아하는 집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것도 먹고 싶다:( 뭐니 해도 나의 제일 첫 번째 바람은 빨리 코로나 판데믹 상황이 끝나서 한국이랑 프랑스를 편하게 왔다 갔다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사정상 본가에서 2주 격리를 못해서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느라 저번 여름에 못 가서 한국이 너무 그립다... 코로나가 굳이 아니더라도 사실 거의 3년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에 못 갔다. 시간과 비용과 나의 상황이 딱 맞아 떨어지기를 바라면서 미뤄왔던 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다녀오는 건데'라고 얼마나 자주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리운 사람들을 보고 싶다.
이 글은 2020년 12월 10일 오전 6시 42분에 프랑스에서 작성됨